가을이 와서노랗게 물들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.벽장에 노란 삼베 수의를 모셔두고가끔씩 들여다보는어머니의 수줍은 웃음처럼그것이 두려움인지 설렘인지쓸쓸함인지 흐뭇함인지 알 수 없지만가을이 와서 노랗게 물들 수 있다는 건 찬란한 일입니다.얼굴만 한번 보고시집갈 날을 기다리는 새색시가신랑의 얼굴을 그리고 또 그려보며새 삶을 익히듯어머니는 옛 추억을 맞춤법 틀리는 글씨로 적어삼베 수의 밑에 묻어두기도 하다가죽음이 신랑처럼 그리워지는 듯도 하는 저녁노란 삼베 수의를 펼쳐신부의 예복처럼 몸에 대어보기도 합니다.가을이 와서 노랗게 물든다는